델(DELL)과 소니(SONY), 몰락과 재기 사이에서...
Posted by 시리니03月 12
나는 델과 소니에 좋은 인상을 간직하고 있다.
일단, 회사에서 사용하는 델 컴퓨터는 꽤나 든든하게 동작한다.
또 소니 역시 꽤나 잘 만든 워크맨을 애용했었다. (지금은 카세트 테이프는 듣지 않는다.)
둘 다 IT 기업이고, 세계적인 기업이다.
그런 그 둘, 델과 소니는 지금 몰락으로의 길을 걷고 있다. 천천히, 그러나 깊게...
이 글은 그 둘을 바라보는 '소비자' 인 나의 두서없는 글이다.
델(DELL), 언제까지 유통업체로 남을 것인가.
델은 컴퓨터 제조업체다.
그러나 델이 직접 생산하는 부품은 '하나도 없다.'
CPU는 인텔, OS는 Windows... 강력한 바잉파워와 직판모델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델.
그 델은 지금 소리 없는 냉가슴을 앓고 있다.
델은 직접 생산하는 부품도 없을 뿐더러,
직접 만드는 소프트웨어도 없다.
이것이 애플과 델의 최근 기업가치 변화를 가져온 큰 이유가 되었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공을 들인다. 또한 디자인에도 공을 들이고 거기다
자기 기업만의 고유한 가치, 고유한 경험을 소비자와 공유한다. 반면, 델은 달랑 컴퓨터만 판다.
소비자의 이성과 감성을 아우르는 애플과 오로지 싸다는 이유로 선택받는 델,
그 둘은 그래서 지금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델은 서버도 판매한다.
그러나 서버에는 썬(SUN)이 버티고 있다.
썬은 아직 죽지 않았다. 솔라리스 OS 역시 죽지 않았다. 오픈소스로의 부활을 시작하고 있고,
서버 OS, 서버 제품 모두 판매하고 있다.
서버에는 HP 도 있다.
델에게 PC 부분에서 계속 지다가 최근 들어 선전하고 있는 HP는 역시 델처럼 소프트웨어가 없다.
그러나 HP에겐 오픈소스가 있다. 더 이상 HP는 인텔과 MS의 꼭두각시가 아니다.
HP가 선보였던 리눅스 노트북, 그리고 다양한 오픈소스 단체들의 직접적인 지원, 레드햇과의 협력...
델이 하지 않는, 아니 못하는 일들을 HP는 하고 있다.
AMD 칩과 리눅스로 대표되는 오픈소스 스택과의 하모니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있는
썬, HP와 달리 델은 여전히 윈텔에만 의존하고 있다.
델이 창문에만 인사이드 하는 이유, 그것은 아마도 바잉파워(구매력)으로 마진 경쟁력을
확보하기 때문일 것이다. 델은 인텔, MS와 계약에서 타 업체와는 다른, 보다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했을 것이다.
그로 인해 델-인텔-MS 는 동반성장하게 된다.
그 성장모델이, 지금의 PC시장 불황과 함께 델의 발목을 잡고 있다.
더 이상 인텔과 Windows 만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없음에도, 델은 구매력을 바탕으로한 마진에만
집중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없는 IT기업, 자기 부품 없는 IT기업. 그것은 단지 유통기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소니(SONY), 더 이상 혁신은 없나.
예전에 내가 워크맨을 보았을 때,
그리고 소니의 CD 플레이어를 보았을 때 느꼈던 감정은 놀라움과 즐거움이었다.
마치 일본의 축소판을 보는 듯한 장인정신, 그리고 작음의 미학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제품들.
소니는 어릴 적 나에게 있어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세월이 흘러,
워크맨이 사라지고 아이팟이 그 자리를 메꾸었을 때,
소니는 어디서 뭘 하고 있었나.
애플을 이기기 위해 MS와 협력하고, 음반사와 협력해 막대한 돈을 쏟아부으면서
아이튠즈 대항마를 키우다 실패하고, 삼성에게 LCD 개발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이미 오래된, 캐캐한 곰팡이 냄새나는 '워크맨' 이라는 이름을 다시 신제품에 구겨넣고,
자국 내에서 공공연하게 정부와 기업들에게 왕따 당하고...
like.no.other
정말 소니는 남들과 다른가.
지금 소니의 문제는 CEO에게 있지 않다.
이미 너무나도 거대해져서, 기민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공룡.
끊임없이 안주하지 않고 미래의 변화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공룡 MS 와 달리,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힌 공룡 소니는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 소니의 눈은 어디를 보고 있는가.
아직도 몇 십 년 전의 과거를 보고 있는가. 소니여.
정체성, 델과 소니는 '무엇인가?'
우리는 한 기업의 브랜드를 보며 그 기업만의 문화와 정체성을 느끼게 된다.
내가 보는 IBM은 신뢰, B2B, 슈퍼컴퓨터, 정장이다.
내가 보는 애플은 감동, 혁신, 순수, 열정, 그리고 청바지다.
그러나 나는 델과 소니를 보면서 더 이상 어떤 단어를 써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싸다는 느낌의 델,
돈만 많다는 느낌의 소니,
그들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소비자는 많은 것을 기억해 주지 않는다.
기껏 생각을 쥐어짜도 나에게 델은 시커먼 색상의 단단해 보이는 PC고,
또한 나에게 소니는 게임기다.
델과 소니는 분명 그 보다 훨씬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소니는 PlayStation 이라는
독자적인 생태계를 만들었고 여전히 비디오, 카메라 등에서 여전히 사업을 하고 있다.
델과 소니,
이 두 공룡은 지금 수면위로 점점 떠오르는 위기감과 싸우고 있다.
몇 년 째 Windows 의 새 버젼이 나오지 않고, 인텔이 꽤 오랜 시간동안 64bit 로의 이전을
주저 하면서 PC 판매는 계속 줄었고 델의 수익은 점점 낮아졌다.
다른 경쟁자들이 AMD, 오픈소스라는 다른 선택의 기반을 넓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델은 인텔, MS와 같이 냉가슴만 앓고 있었다.
이제 Windows Vista 가 나오면 다시 PC시장의 활기가 불어닥치겠지만,
그럼에도 델은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불안한 나날을 보내야 한다.
디카시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다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미 임원을 감원했지만 소니는 디카시장이 힘겹다.
디지털카메라도 별 재미 없고, 가전의 꽃인 TV 시장은 한국의 삼성과 LG 텃밭이 된지 오래다.
게임기 판매 역시 이젠 별 재미가 없고, 되려 MS 라는 버거운 경쟁자와 힘싸움 하고 있다.
윤여을 소니코리아 사장은 새 TV 브랜드인 브라비아에 사활을 건 듯 하지만
그 LCD TV의 패널은 삼성전자와 같은 것이다. 협력이라고는 하지만 이제 소니는 독자적인 패널을
주장할 만한 시장 지배력이 없다.
게임기엔 MS, TV엔 삼성과 LG, 디카엔 올림푸스... 어느 하나 쉬운 경쟁상대가 없다.
다시 한번, 혁신을.
델과 소니는 이미 사망선고를 한번 받은 적이 있는 애플을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
애플은 현금은 많았지만 하고 있는 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했던 시절이 있었다.
연이은 적자, 나날이 최악으로 떨어지는 주가, 애널리스트들의 끝없는 사망선고...
일명 왕의 귀환으로 불리는 스티브 잡스의 귀환과 함께 애플은 다시 한번 혁신의 날개를 폈다.
미래가 불투명했던 애플을 살린 스티브 잡스, 그리고 그가 어려울 때 힘이 되어준 워즈니악.
두 공동창업자는 죽어가던 애플의 이미지부터 먼저 개선했다.
당시 퀵타임과 관련된, IT역사상 가장 복잡한 MS와의 법적공방을 해결하고
애플이 아직 건재하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 스티브잡스는 빌게이츠와 협상해 MS로부터
1억달러가 넘는 투자를 유치한다.
그리고 업계 거물인 래리 앨리슨을 이사회에 영입하고,
갈수록 줄어드는 맥의 시장 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해 혁신적인 디자인의 맥을 출시한다.
일명 '누드 컴퓨터' 로 불렸던 알록달록한 컴퓨터, 속이 비치는 컴퓨터...
위기의 정점에서 애플은 다시 한번 '혁신' 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델과 소니는,
죽어가던 한 기업을 살리기 위해 눈물까지 흘렸던 열혈 사용자들을 가지고 있는가.
죽어가던 그 기업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다시 일어서기를 기도하는 '팬' 이 있는가.
한 기업의 브랜드가 자신의 자부심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고객' 이 있는가.
어쩜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도 단순한 진리가 지금의 델과 소니에게 필요한 건지도 모른다.
'다시, 처음으로... 그리고 다시, 혁신으로...'
부활하라. 델이여, 소니여...
한명의 사용자로서 당신들에게 간절히 기도하고 부탁한다. 다시 일어서서
이 세상에 혁신을 불어넣고, 다시 한번 이 IT업계에 활력을 불어다오.
4 Responses
[시리니] DELETE
[아크몬드] DELETE REPLY*
[돌다리] DELETE REPLY*
[시리니] DE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