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이 글은 비공개로 묵혀두었던 글입니다.
다분히 논쟁적이며, 전투적인 글인데 지울까... 하다가 막판에 다시 다듬어서
공개합니다. (아깝잖아요... 뭐가 아까운지는 잘 모르겠지만... -_;;)
그냥 "sirini 라는 놈은 이렇게도 생각하는구나... 거 놈 참. ㅎㅎㅎ" 하시고
즐겨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것 저것 진지하게 생각하기엔 너무 빡세니까요. ^^;



왜 아직도 "파워블로거" 운운?

최근에 다시 일어났던 파워블로거 관련 이슈들은 저를 당혹스럽게 하였습니다.
모 기업 PR 담당자분의 글과 해당 이슈에 대한 민노씨의 분석, 그리고
다른 블로거분들의 담화를 지켜보며 내심 당혹감을 넘어 황당하기까지 하더군요.
아니,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논의 자체가 황당하다는 게 아닙니다.
제가 당혹감 내지는 황당함을 느끼는 이유는 아직도 "파워블로거" 라고 특정 블로거를
칭하는 행위 그 자체입니다.

이거 하나 묻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이 만약 블로그를 운영하신다면,
여러분은 파워블로거 입니까?

만약 맞다면 무엇을 근거로 여러분은 파워블로거입니까?
또한 아니라고 하신다면, 왜 아닙니까? 왜 여러분은 파워블로거가 아닙니까?

페이지뷰나 순방문자수가 적기 때문에?
그렇다면 좋습니다.
그 페이지뷰 내지는 순방문자수가 얼마 이상이 되면 파워블로거라고 할 수 있습니까?
만약 이런 수치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가령 인지도 같은) 다른
그 어떤 것으로 "파워블로거" 를 구분해 낼 수 있습니까?


도대체 기준이 뭐야?

인간이 모이는 곳은 사회를 형성하고,
또한 사회에는 계층구조가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것은 분산화, 개인화, 탈권위주위의 광장이라 할 수 있는
인터넷에서도 어느 정도 나타나게 됩니다.

좋습니다.
계층 구조? 인정합니다. 인간은 평등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물어봅시다.
파워블로거는 상위 계층의 사람들입니까?
만약 그렇다면, 대체 무슨 근거로 그들은 상위 계층입니까?
또한 그 들이 여러분들보다 더 위에 있습니까?
만약 그렇다면, 왜 그들이 여러분들보다 위에 존재합니까?

도대체 파워블로거라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을 지칭하는 용어입니까?
기준이 무엇입니까? 누가 그 기준을 세운 것인지,
또 얼마만큼 타당한지 어떻게 검증하고 누가 인정을 해야 되는 겁니까?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은 왜 파워블로거가 아닙니까?
혹은, 왜 스스로를 파워블로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약육강식의 살벌한 블로그스피어, 그리고 "힘 쎈" 자들의 오만

파워블로거라는 말, 여러분들은 듣기에 어떠신가요?
저는 혐오스럽습니다.
좀 더 솔직히 고백하자면, 자칭/타칭 파워블로거라고 칭송받는 자들의
힘이 진짜 어느 정도인지 팔씨름이라도 해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파워블로거라는 말 자체는 파워블로거가 아닌 사람들과 그 들을
구분해서 나누어 차별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 차별은 별로 명확하거나 객관적인 기준도 없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들은 '보통' 블로거들보다 영향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구독자수도 많고, 많은 이들이 그들의 글을 봅니다.
그리고 때론 건전한 토론도 오갈 수 있고, 아니면 인기를 빙자해서
정치에 진출하거나 혹은 사이비 종교를 만들 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좋습니다.
힘 있는 자들이 있다는 거, 인정합시다.
그러나 왜 그들을 굳이 그냥 '블로거' 라고 하지 않고
'파워' 블로거라고 칭하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그 들 스스로가 원했나요?
아니면, 단지 그렇게 되고 싶은 마음에 그들을 부러워하며 그렇게 불러주는 건가요?

아무리 겸손하고 착한 사람이라도
옆에서 '잘한다, 최고다, 네가 신이다' 라고 계속 부추기면
마치 진짜로 스스로가 신이 된 듯 거만하게 굴게 됩니다.
그 게 사람입니다. 우리 솔직해 집시다. 여러분도,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옆에서 '파워블로거~ 파워블로거~ 님은 킹왕짱 인기쟁이~' 라고 노래하면
자기도 모르게 우쭐해지고 처음엔 욕심에도 없던 것에도 욕심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자잘한 어긋남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굳어져
일종의 우월의식, 거침 없는 자존감 따위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생각합니다. '아... 난 파워블로거야. 이 것 봐,
내 글을 보러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고 있어... 난 역시 굉장해!'

...굉장한 거 좋아하시네.


인간은 평등하지 않다. 그러나, 블로거는 평등하다!

인간이 구축하는 모든 사회에는 계층구조가 성립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조직을 이룰 수 없고, 군대를 만들 수 없으며
다른 나라와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굳이 조직을 이룰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모인다면 얘기는 좀 달라집니다.
여러분들과 저는 한 조직이 아닙니다. 여러분들과 저는 각각 블로거이거나
혹은 각각 네티즌에 불과합니다. 우리들의 관계는 모래 속의 모래알과 같습니다.
뭉치면 같이 힘을 발휘하지만, 그 본질은 서로 엮기지 않는 자유 속에 존재합니다.

조직이 필요 없는데, 계층구조가 필요할까요?
또한 힘쎈, 영향력있는 자들을 따로 지칭해서 부르고 추종하거나
부러워할 필요가 있을까요?

파워블로거를 상위 계층이라고 인정하지 않지만, 역시 영향력 있는 블로거이니
별도의 호칭을 주고 싶으시다면 '인기블로거' 혹은 '연예인뺨치게인기있는블로거' 라고
호칭해 주면 어떨까요? 굳이 '권력' 같은 냄새가 나는 힘 쎈, '파워' 라는 말을
붙여야 할까요? 만약 대세가 그렇다면 뭐 어쩔 수 없지요. 저도 그 '파워' 라는 말
이제부터 붙이고 다닐 겁니다. 왜? 여러분들이나 저나, 뭐가 모자라고 뭐가 약해서
그 들은 파워블로거고 우리는 그냥 블로거로 만족해야 하나요? 에이, 퉤.

다시 강조합시다.
블로거는 다 평등합니다.
하루 방문자가 10만명인 곳이랑, 하루 방문자가 10명인 곳이랑
왜 비교를 합니까? 10만명이나 오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는 영석하고 천재인데
10명 오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는 그럼 듣보잡 머저리입니까?
다른 이를 '파워' 있다고 호칭할 때 반드시 그 반대편은 '약한' 존재들로 규정됩니다.
여러분들은, 그런 말 도 안되는 말장난을 하고 싶으신가요?


파워블로거? 다 족구하라 그래!

혹시 이 글을 보실 '자칭' 파워블로거 분들에게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의 글을 많은 이들이 읽고 좋아해 준다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일 겁니다.
자신의 글에 공감해주고, 댓글 달아주고 해주는 것이 보통 일은 아니니까요.

그러나, 그 뿐입니다.
여러분들을 아는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여러분들을 모릅니다.
누구나 자신의 닉네임(혹은 필명)을 들어봤을 거라구요?
착각하지 마시길.
세상에 당신 같은 사람은 수도 없이 널렸습니다.

이 세상 모든 블로거가 다 파워블로거입니다.
누구나 다 한 명의 당당한 블로거이고, 또한 즐겁게 블로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즐거움 앞에, 방문자수나 인지도 따위의 허상들은
한 낮 쓰레기에 지나지 않게 됩니다.

인기 좀 있다고 우쭐거리기 보다,
자신을 좋아해주는 분들에게 보다 더 좋은 컨텐츠를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파워'? 힘 자랑 하고 싶으면 파이트 클럽 찾아가거나
아니면 그 잘난 블로그로 정치인이나 노려보세요.


왜 블로깅을 하십니까?

끝으로, 파워블로거가 되고자 하셨던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왜 블로깅을 하시는 겁니까?
영향력을 원하시나요? 아니면 인기를 원하시나요?
그 것도 아니면 파워블로거들을 좋아라 하는 기업들의 돈을 원하시나요?

영향력을 원하시면 먼저 오프라인, 즉 현실에서부터 영향력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블로깅으로 영향력을 키운 사람보다, 영향력있는 사람들이 블로깅을 통해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웹에서 아무리 잘나고 멋지게 보여도
현실이 시궁창이라면 결국 별 볼일 없게 됩니다.

인기를 원하시나요?
그럼 먼저 연예인이 되셨어야죠.
그래서 미니홈피나 블로그 같은 걸 만들어 셀카라도 찍어서 올려야 인기가 늘겠죠.
대체 블로그로 무슨 인기를 얻고 싶으신가요?

돈을 원하시나요?
그럼 전문적인, 프로블로거가 되고자 노력하셔야지요.
남들 하루 1~2시간 블로깅할 때 자신은 10시간, 20시간 블로깅하면서
수익률 계산하고 컨텐츠 재배치, 1px 에 덜덜덜 하면서 시간을 보내셔야죠.

다 아니라구요?
그냥, 스스로 즐겁기 위해 블로깅을 하시는 거라구요?
그렇다면, 정말 그 걸로 만족하셔야 합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블로그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적어도 국내에서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실제 사회에서 영향력이 있던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블로그를 통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있지만 말이죠.


파워블로거? 말 장난은 이제 좀 그만해주면 안되겠니.

이제 파워블로거라는 말 좀 그만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그만 듣기는 힘들 것 같으니 이렇게 타협을 보지요.
저는 이 시간부터 파워블로거입니다. 인정 따위는 누구도 하지 않았지만,
스스로가 파워블로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모두 전부 다
파워블로거입니다. 여러분들이 설령 인정하기 싫으셔도 제가 여러분들을
인정했으니 무조건 파워블로거 하시는 겁니다.

어때요? 기분 좋으신가요?
'아... 내가 지금부터 파워블로거라니, 이거 기분 째지는 걸...?'
...설마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_;

파워블로거라는 말, 그냥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통칭하는
경계도 불분명하고 정확히 누가, 왜 어째서 파워블로거인지
아무도 설명 못해주는 그런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블로그에 구독자수가 많으면 왜 좋습니까?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으니까? 글쎄요. 아마 대부분은 리더기에 등록만 해두고
하루에 한 번 볼까 말까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쨌든, 이제 파워블로거니 뭐니 하는 소리는 그만 합시다.
정 누군가를 파워블로거로 부르고 싶으시다면, 그렇게 하셔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저에게만은 강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는 그런 말 지어내기,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블로거는 블로거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