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마치 나사가 풀린 로봇이 된 것 처럼
아무 생각도
아무 말도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습니다.

기껏 짜내서 쓴 글이 
달랑 몇 줄의 글귀가 다였다니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미안하고
미안합니다.

사실 미안한 걸로 따지자면
이거보다 미안한 일이 더 많습니다.

최근 검찰 수사가
마치 스포츠 중계처럼 실시간으로 방송되면서
나름 실망도 많이 하고
검은 돈을 받았던 자들
그리고 그런 모자란 자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던
비서진들, 마지막으로 그런 그들을 바보처럼
계속 믿고 의지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
개인적으로 실망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살아서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잘잘못에 대한 책임을 졌더라면
당신의 책임이 끝나는 그 날까지
언제라도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당신은 우리들 서민들 편이고
약자의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신을 믿고
이렇게 부담이 될 줄도 모른 채
멋대로
의지하기만 했습니다.

당신의 그 작은 두 어깨에
너무나도 많은 짐을
올려두었습니다.

당신이 짊어져야 했던
"희망" 이라는 단어가
사실은 얼마나 버거운 단어였는지
당신이 이미 우리 곁을 떠나버린
지금에서야 깨닫게 됩니다.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언제나 솔직하고 당당했던 당신의 모습이
초췌히 야위어 질때까지
당신의 마음이
산산히 부서져 허물어질 때까지
아무 것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당신의 마지막 말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
저는 마지막 당신의 말을
지킬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가슴 속에 쌓이는
이 아픔과 분노가
어리석게도 당신의 말을 따르지 않고
계속 나갈 길을 찾아서
미친듯이 헤매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오늘의 이 아픔이 희석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 것이 일주일이 될 수도 있고
한 달이 될 수도 있고
일 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언제가 되어도
우리 현대사에 깊은 발자국을 남기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남긴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저 하늘 어딘가에서라도
우리 대한민국이 더 나은 내일을 가질 수 있도록
언제나 함께 해주세요.

이 것이
그 동안 당신께 부탁만 하고
의지만 했던

저의
마지막 부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