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NI`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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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병 이야기

전역 후에 별다른 군대 관련 글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
그 사이, 꾸준히 리퍼러를 통해 확인해보니
`전산병`에 대한 궁금증을 담고 검색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들러주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소개글에 있는 글이 검색이 주로 되었네요.)

GR Counter 업데이트를 하면서
그 전산병 관련 검색어가 유난히 눈에 밟혀,
이렇게 별 도움 안되겠지만
제 추억거리를 빌미로 또 날림 뻘 포스트를 하나 남겨봅니다.
(사실 간간히 이 이슈에 대한 글들을 쓰긴 했습니다.)

아마 전산병 관련으로 검색하시는 분들이
곧 입대를 앞두고 있거나, 입대 예정자이신 분들인 것 같은데
그 분들이 실제로 궁금해 할만한 사항들을
간략하게 요약/정리하는 식으로 썰을 풀겠습니다.
아직 전역한 지 3개월 밖에(?) 안 되서 기억이 거의 맞긴 할 겁니다. ^^;


1. 전산병은 땡보가 아니다.

군대에서 흔히 쉬운 보직, 편한 보직을 `땡보`라고 합니다.
제 군생활 중에서 이 이슈와 관련하여 열변(?)을 토했던
글도 이미 쓴 것 같은데 어쨌든 정리하는 의미로 다시 한 번 더 강조하겠습니다.

전산병은 땡보가 아닙니다. 그리고 군대에서 진정한 땡보란 없습니다. -_;;
다 힘듭니다. 본래 자기가 맡은 보직이 젤 빡세고 힘들다고들 하지요.
물론 수색대대나 취사보직은 누구나 인정하는 힘들고 빡센 보직입니다만
어쨌든 그리 만만한 보직은 아닙니다.


2. 전산병은 주로 뭘하나?

소속된 부대의 규모에 따라서 하는 일이 다릅니다.
업무 때문에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정보체계지원실(정체실, 이라고 합니다.)
간혹 들렸는데 그 곳의 전산병들은 세분화된 임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프로그램만 개발하는 병사, 네트워크 회선만 관리하는 병사, 백신이나 침입탐지(IDS)등을
관리하는 병사... 흔히 전산병 하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손가락 운동만 하는 걸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직접 전선 깔듯 UTP케이블을 깔로, 장비들 세팅하고
하는 육체노동도 있습니다. ^^;;

사령부 급에서는 프로그램 개발실에 프로그램 개발병이 따로 있고
시설도 굉장합니다. 제가 있을 때만 해도 한 창 JAVA 언어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분위기였으니 아마 지금쯤은 표준적인 언어로 쓰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는 52사단 정보통신대대 예하 전산실에서 근무를 했는데,
부대 규모가 작아질수록 혼자 담당하는 게 더 많아집니다.
다행히, 저 같은 경우는 주로 프로그램 개발/서버 유지 등의 비교적
한정적인 일을 했습니다만 다양한 경험을 원하신다면 오히려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전산병은 군 내에 보급된 PC및 주변기기에 대한 직, 간접 A/S 를 지원하는 것에서
출장 수리(-_;;), 네트워크 회선 관리(국방망/인터넷망), 백신 및 침입탐지 지원,
전산 보안 지원등의 일과 서버 관리, 웹사이트 및 특수 목적용 프로그램 제작등을
지원합니다. 물론 혼자서 다 하는 건 아니지만 위에 언급되었듯 부대 규모가
작아질수록 깊숙하게 일을 하지 않는 대신 잡다하게 두루 두루 해야 합니다. -_;;;

최근에 전산 분야는 상급부대로 관리 권한이 이양되는 추세여서
사단급 전산실에서 매우 중요한 서버를 직접 관리한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잡다구리한 서버들은 여전히 손을 봐주어야 하겠지만요.)

요약하자면, 전산병이라고 해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프로그램만 개발하거나
하지는 않고 컴퓨터 와 조금이라도 관련 있는 모~든~ 업무를 기본으로
지원하는 일을 합니다.


3. 지원 자격

제가 병장 때 일입니다.
한 참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왜 병장 때까지 일을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ㅠ.ㅠ)
전화가 오는 겁니다. 그래서 무심결에 받았는데 어떤 학생분이
용감하게도, 전산병으로 군입대 지원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냐면서
수줍게(-_;;;) 묻는 겁니다.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신기하고도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그 학생분에게는 병무청에서 상담해 보라고 했습니다.
각 부대별로 조금씩 상이하겠지만 처음부터 전산병 보직으로 오는 경우도 있고,
(이 때에는 육군통신학교 등을 거쳐서 교육을 받고 오는 케이스입니다.)
부대 내에 배치 받으면서 특기를 고려해 부대 자체적으로 보직을 전산병으로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령부나 군단급의 전산병은 거의 다 처음부터 전산병으로 가는 경우입니다.
병무청을 통해 알아보시면 전산병 지원에 대한 안내가 있을 겁니다.
병무청에서 제시한 조건을 만족하여 입대하면, 추후 전산병으로 큰 규모의
부대에서 프로그램 개발병 같은 보직을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복불복으로 작은 규모의 부대에서 행정병으로 일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복불복입니다. -_;;; 다만 제 생각으로는 관련 자격증이나
경력 등이 있으면 부대에서 인정을 해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는 보충중대에서 자대 배치를 기다리다가 마침 전산병이 한 명 필요해서
면접을 보고, 결정이 난 경우입니다. 본래 소총수였고, 기동대대나 예하 연대쪽으로
빠져야 했는데 제 경우엔 희한한 경우지요. ^^;;


4. 주의할 점

군대는 자신의 보직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합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사단장님 PC가 어느 날 고장나면
자다가도 뛰어가서 고쳐야 합니다. -_;; 그리고 제대로
관리를 못한 책임은 물론 전산과에 있고 전산병도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게다가 최근 모든 훈련이 전산화가 되어 있습니다.
작전처 같은 곳에서 훈련을 한다고 하면 십중팔구 전산지원이 필요합니다.
지금이 한 창 UFG(예전엔 UFL)기간일텐데 전산병도 덩달아 바쁜 시기죠.
밤 새는 것도 뭐 기본이고 일이 잘 안 풀리면 골치 아파집니다.

또 한 제일 중요한 점은, 전산병은 기본적으로 전자 문서라든지,
침입 탐지장치라던지 하는 현대군에 있어서 중요한 장비들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서버 관리에는 각별한 신경을 써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칫 실수하기라도 해서 중요 파일을 지우거나 날려먹으면
매우 곤란한 상황까지 갈 수 있습니다.


5. 보람

저는 전산병으로 우연히 발탁된 케이스입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데 당시 권 하사님(지금은 전역하셨죠.)이 저를 어떻게
좋게 봐 주셔서 뽑혀가지고 일을 했습니다.

물론 힘든 점도 많았습니다.
뭐 훈련이다 뭐다 있으면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밤도 새야 하고
어떨 때는 네트워크 선로 공사도 도와주고 PC고장난 게 마치
전산병의 무능 탓으로 고장난 것처럼 시비 거는 간부들도 상대해야 하고...

무거운 옛날 PC를 이고서 장거리를 왔다 갔다 하며 마치 무급 A/S기사처럼
일하던 비참한 기억도 납니다만 (그 때 남몰래 좀 억울했던 듯) 그래도
전산병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보람이 있었기에 전 군생활을 좋게 추억하고 있습니다.

일단 첫 째로, 전산실이 아니면 접할 수 없는 각종 최신 전산 기기들을
만질 수 있고 실제 업무에 활용하는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부대가 아니었으면 시스코 라우터를 어떻게 보며 광접속 하는 모습을
어떻게 보며 솔라리스 서버를 언제 볼 수 있을까요? 저는 이런 진기한 경험들을
큰 자산으로 삼고 있습니다.

둘 째로, 서비스 정신을 그 때 배웠습니다.
비록 전혀 말도 안되는 일로 윽박지르는 상대를 만나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고
PC를 고치러 갔을 때 어떻게 하면 쉽게 설명을 해줄 수 있는지도 배웠습니다.
이런 진기한 경험 덕분에 예전 같았으면 얼굴 붉히면서 싸울 일도 둥글둥글하게
넘어가는 법도 익힌 것 같습니다. (이건 별로 좋은 점이 아닌가... -_;;)

마지막 세번째로,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서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입대하기 전까지만 해도 알량하고 같잖은 실력 가지고 으스대었던 것 같습니다.
제 분수를 전혀, 몰랐던 거지요. 그런데 우연찮게 전산병이 되어서 실제로
생전 처음보는 장비들과 프로그래밍 작업을 하게 되면서 그 간 참으로 바보 였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만약 이런 경험이 없었더라면 아직도 제 잘난 맛에 살았겠지요.

군생활 자체는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사회에 나온 지금 되돌아볼 때 굉장히 값지고 진기한 경험이었음을 고백합니다.
특히 전산병이라는 보직은 생각 보다 힘들고 때론 괴로웠지만
정말 제 인생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 + + + + + + +


별 재미 없는 군대 얘기였습니다만
`전산병`과 관련한 정보 때문에 이 곳 블로그를 방문해 주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입대를 앞둔 모든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군대는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정말 힘든 곳이라는 걸 각오하고 가야 합니다.
아무리 군대 내에 사이버지식정보방(PC방) 같은 곳도 생기고
여가 생활도 보장하고 해도, 그래도 군대입니다. 계급사회고,
상명하복의 세계입니다.

그렇지만 그 만한 각오를 하고 간다면 의외로 편하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상병만 달아도 훨씬 달라질 거고, 병장을 달면 더 달라질 겁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니까, 부디 지레 겁 먹거나 하지 말고
전산병이든 무슨 보직이든 최선을 다해서 군생활 보내시고
명예롭게 전역하시길 바랍니다. :)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군복무중인 국군 장병 여러분들
모두 모두 화이팅 입니다! (무사 전역 하세요~!)

그립네요.. 그때 그 시절이.
저는 전산병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오히려 더 좋은 곳으로 들어가서 좋았던 케이스입니다.ㅎㅎ
ㅎㅎ 역시 군대 경험은 다들 좋게 추억하는 것 같습니다. ~0~;;
시리니님은 전산병 홍보사?
ㅋㅋ 전산병 관련 문의가 많길래 조회수를 노리고서... +____+;;;;
이 포스트를 쓰니 전산병으로 검색된 결과가 더 많이 노출되네요. 크흠;;
(도움이 되길 내심 기대하고 있습니다. ㅎㅎ)
저 같은 경우는 훈련소에서 전산병 주특기 받고 통신학교도 갔다가 연대급으로 갔는데,
시리니님이 쓰신글이 너무 100%공감가서 글남깁니다. ^^ 지나가다 우연히 들러서
너무 공감가서 이렇게 댓글남깁니다.
오! 같은 전산 보직이라니 저도 반갑습니다. 흑흑;; 고생이 많으셨군요~.
(이미 전역하셨겠...죠? ^^;; )
현역 병장 전산병입니다-ㅅ-;
연대급에 근무하는데...
진짜 공감 100%...ㅠ_ㅠ.
특히 무급 A/S 기사... 쩔죠.
패스워드 잊어먹었는데 어떡하냐는 등...
답 안 나오는 경우가 좀 많죠.ㅎㅎ
오 현역 전산병이시군요. ㅎㅎ 반갑습니다.
패스워드를 모르겠다고 그럴 땐 이렇게 대답해주세요. '포맷할까요?' =ㅅ=;; 없던 기억도 되살아날 겁니다. -ㅁ-;;;

무사전역하셔서 사회로 금희환향 하시길 바랍니다. :) 말년엔 몸조심~
비밀글 입니다
오~ 이제 전역하시겠군요. ㅎㅎ 52사 운동장이 그립네요 ㅎㅎ
궁금한게 있어서 이렇게 글을 쓰네요 ㅎㅎ 내용 정말 잘 읽었습니다.~~

수도방위사령부 전산으로 복무를 마치게 되면 경력으로 인정을 해주나요??

언듯 듣기로는 수방사가 경력으로 인정을 해준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경력으로 인정을 해주나요?? ㅎㅎ
기업마다 다른데 안해주는 걸로 알고 있으시면 될 듯 합니다. ^^;;;
캬.. 이글을 입대 전에 보았었는대
지금은 전역해서 또보게되네요
입대전 전산병 가고싶어서 이글을 읽었었는대.. 어느새 세월이 이렇게 흐르다니 ㅋㅋ
수방사 전산병근무했었는대 검색하다 나와서 글적고갑니다 ㅎㅎ
오옷~ 국방의 의무 마치신 거 축하드립니다! 캬아~ ㅋㅋㅋ
52사단 전산병이면.. 혹시

ㅂㅎㄱ 병장이였나요??
ㅎㅎ 권하사님이랑 건호형이 생각나네요
오 맞습니다 저를 기억하시고 있으시다니 감동이네요 ㅎㅎ
권하사님 생각 많이나네요. 당시에 경희대였나 학위도 하시면서 군생활 하셨었는데...
군대 생활이 언제였었는지 이젠 기억도 잘 안날만큼 나이를 먹었습니다. 크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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